드루이드 본부 근황 - 날개 벽화 이야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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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하구라 작성일20-08-31 22:18 조회513회 댓글0건본문
드루이드 본부를 색칠(?) 해야 할 시점이 임박했습니다.
아무래도 폐교가 관리인을 구한 게 맞는 것 같습니다.
어떻게 칠할까 생각하다가
내친김에 정리하는 색칠 놀이 포스트입니다.
구미호, 지박령, 프로개
드루이드 본부 파티원은
한때나마(?) 그림 좀 그리러 다녔습니다.
로봇 벽화, 드워프
그중에 가장 이슈가 되었던 건
날개벽화입니다.
날개벽화의 시작은 단순하게
많은 사람이 즐거워할 만한 걸 만들어보자
였습니다.
사진 동호회의 유명 출사지인 이화동 벽화는 그렇게 생겨났고
5년간(2005~2009) 날개 디자인을 바꾸면서 관리했습니다.
그러다 모 카메라의 광고 영상과
주말 예능 프로에 소개되면서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렸습니다.
사람이 많이 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.
쓰레기 투기와 소음 문제가 대표적입니다.
보수하러 갔다가 주민분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.
그곳에서 사는 분들에게 피해가 가는 걸 원치 않았기에
우리는 벽화를 직접 지웠습니다.
모두가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었습니다.
우리의 즐거움이 누군가의 불편을 담보로 한다면,
그 일을 포기하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.
즐거움은 다시 만들면 됩니다.
이후 날개벽화는 왕십리 광장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.
[ ↑ 작업 과정 기록 영상 ]
블루스카이
블루하와이
데낄라썬라이즈, 깔루아밀크
그렇게 그려진 날개벽화는
낙서에 의해 훼손되고 말았죠.
그래서 새로 그려야만 했습니다.
이때는 홧김에 낙서할 공간 없이
빼곡하게 숲으로 그렸던 것 같아요.
그조차 시간이 지나… 또 지웠습니다.
외부 벽화는 색이 바래서, 3년에 한 번 정도씩
관리 차원으로 재단장합니다.
낙서판을 따로 둔 덕분인지
이후는 제법 긴 기간 동안 보존되고 있습니다.
그 외에도 몇 곳의 작업을 했는데
가장 유명한 건 통영 동피랑 마을의 벽화입니다.
동피랑 벽화도 몇 년에 한 번씩 재단장했죠.
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셨어요.
그러다 앉아서 촬영하고 싶다는 요청으로
날개 앞에 벤치를 놓기도 하고
실물로 작업해보기도 했습니다.
조형물 형태가 되기도 했죠.
공공기관에 납품한 조형물도 있습니다.
I 날개벽화 촬영 요령
앞에 의자가 놓인 날개벽화입니다.
앉아서 찍을 수 있도록 매우 낮게 그렸습니다.
대부분 앉은키는 비슷하기에
누구나 쉽게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.
옆 날개벽화입니다.
점프샷을 이용하면 재밌는 사진이 연출되죠.
역동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인기가 많습니다.
날개 아래로 나뭇가지가 그려져 있습니다.
마치 걸터앉은 것처럼 찍을 수 있죠.
I 키 작은 사람은?
날개벽화를 그리다 보면 요청받는 것 중 하나가
'아이들도 찍을 수 있는 날개벽화를 그려주세요'입니다.
'날개가 너무 높아요'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.
그러면 설명하죠.
날개에 붙지 마시고요.
떨어져서 찍어 보세요.
매번 하는 말이지만, 설명이 부족한 탓인지
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.
발판까지 놓고 찍는 걸 볼 때면 마음이 아련해지죠.
사진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.
날개벽화는 키 165cm 여성 + 힐 착용에 맞게 그려지지만
그렇다고 키 작은 분들이 찍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.
날개벽화는 키가 작은 영ㆍ유아도 찍을 수 있습니다.
사진 속 모델의 키는 날개 높이와 맞지 않습니다.
하지만 몇 걸음 앞으로 걸어 나오면
어깨선이 날개의 마운트와 맞아떨어지게 됩니다.
중요한 건 벽에 굳이 붙지 않는 것이죠.
카메라를 든 사람이 앉으면
모델이 걸어 나오는 정도도 대폭 줄게 됩니다.
조금 더 직관적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.
인형의 키는 불과 30cm입니다.
인형님께서 앞으로 걸어 나오셨습니다.
키가 작은 만큼 비례해서 걸어 나오는 거리도 많아졌습니다.
하지만 날개가 어깨에 맞습니다.
날개 크기도 키에 준하게 작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.
음. 잠깐만.
폐교 색칠 얘기 중이었는데,
왜 얘기가 이리로 샜죠?
옛날 기억의 한 부분이 프로개님 솜씨였다니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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